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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톡 _ Silver Talk 홍대 더 갤러리 The Gallery

M K H ARTCULTURE 2014. 9. 26. 21:12





실버톡 전시를 열며 ...

 

 

10대 이후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마주 앉아 1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눠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

'잔소리' 라고 치부하며 어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은지 얼마나 오래 됐을까 ?

 

실버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는 문화적, 경험적, 정치적 경험과 견해 차이가 있다.

그로 인해 두 세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으며, 마침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었다.

 

그 둘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고 싶었다.

'실버톡' 캠페인이 두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앞서 1월에 '실버톡 콘서트' 를 열어, 우리는 실버 세대의 생생한 이야기를 젊은 아티스트들이 듣고, 나눌 수 잇는 자리를 마련했다.

실버 세대에게는 젊은 세대에게 없는 경험과 지혜가 있었고, 웃음과 감동이 있었다.

 

그리고 2월 22일.

'실버톡 전시회' 를 통해 실버 세대의 이야기에서 영감 받은 50여명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조각으로, 동영상으로, 음식으로 ... 오감을 살린,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다양한 전시를 넘어, 실버 세대와 젊은 세대와 함께 공감하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소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에는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 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노인 한 명에게는 도서관 하나 만큼의 깊이와 지혜가 있다는 말이다.

이번 실버톡 캠페인을 통해 젊은이들이 더 많은 살아있는 도서관과 만나고, 소통하기를 꿈꿔본다.

 

오늘은 왠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고 싶고, 전화나 문자 한 통 드려보고 싶은 그런 날이기를 ...

 

 

 

 

 

 

 

 

 

 

 

 

 

 

 

 

 

 

 

 

 

 

 

   

 

 

 

 

 

 

 

 

 

 

 

 

가장 인상 깊었고 눈을 뗄 수 없었던 작품

작품명  ' 무제 '

 

이 작품은 브로셔에 설명이 담겨있지 않았다.

미처 넣지 못한 게 아니라, 실수로 빠진 게 아니라 그냥 없었다.

예술가의 마음대로다.

해석해보았다.

왜 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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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셨던 옷을 샘플링해서

생전 할머니가 편안하게 앉아 쉬셨던 쇼파에

같은 양식의 천을 제작하여 덧 씌운거란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그저 한 시대를 고난과 역경속에 사셨던 할머님의 흔적을

이 시대를 사는 같은 혈통의 세대가 그녀를 기리고자 한 것이겠지.

 

누구는 자기만족의 작품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뭐하러 걸었냐고 ?

 

한 사람이 태어나 나만의 색과 향을 갖을 수 있음은

자신의 존재를 갖게 해준 그 누군가의 색과 양식이 있었기 때문이지.

 

이 작품을 완성시킨 사람은 실제 제작한 어느 예술가 이겠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그 예술가에게

영혼을 불어넣어주었던 위대한 스토리텔러였기 때문이지.

 

저 작품속에 한 시대를 일구었던 분의 영혼이

저 소파에 앉아서 편안하게 살아숨쉬리라 믿는다.

 

 

 

 

 

 

 

  

 

 

 

제작 : 유은님

작품제목 : 조각보

작품정보 : 자작나무 , 옻칠 , 자개 , 삼베 / 257 x 364 m / 옻칠화

 

 

노인이란 세월의 흐름에 따라 겪은 많은 경험, 소중하고 잊을 수 없었던 추억들, 울고 웃었던 수많은 감정들이 모여 완성되는

하나의 공예품과 같다고 생각 한다.

 

조각보 역시, 작고 작은 조각들을 모아 하나하나 실로 꿰매 만든 아름다운 작품으로, 내가 느끼는 노인과 많이 닮아있다.

작은 천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조각보를 이루듯 그들의 삶도 작고 큰 추억들과 경험들이 모이고 세월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고 생각한다.

 

노인의 일생, 그 속에 수많은 색과 조각, 반짝이는 것들을 조각보로 옮겨 표현하고자 했다.

조각보 안의 조각 하나하나로 노인의 삶에 있었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고,

그 조각이 모여 이루어진 조각보로는 원숙하고,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아름다운 노인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