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 ART/: Wedding Couple

“연출된 사진은 그만” 이 결혼사진이 사람들 울린 이유

M K H ARTCULTURE 2017. 5. 25. 09:49

“연출된 사진은 그만” 이 결혼사진이 사람들 울린 이유


James Day Photography (daylight.com.au)




“신랑님 여기 보세요. 신부님 고개 살짝 숙이시고요. 네 좋습니다~”

잘 다듬어진 옷매무새,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올까지 치밀하게 계산해 연출한 헤어스타일, 전문 사진작가가 팔 각도까지 지정해 준 포즈. 웨딩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누가 봐도 ‘프로’가 찍은 느낌이 나지만 인위적이고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진작가 제임스 데이(James Day)씨는 남들이 다 하는 웨딩사진 작업 말고 좀 더 특별한 촬영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 커플을 찍었지만 결과물은 다 비슷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씨는 4월 30일 신혼부부 에이드리안 씨와 로즐린 씨 웨딩 촬영 도중 ‘이번에야말로 좀 다르게 찍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석양이 아름답게 지고 있었고, 그 풍경 안에 새신랑과 새신부가 있었죠.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전 신랑신부에게 ‘잠깐 포즈 잡지 마시고 하늘을 바라보세요. 두 분이 아내와 남편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저녁 노을입니다’라고 말했어요.”






James Day Photography (daylight.com.au)




사진작가의 말에 신랑신부의 눈빛이 순식간에 달라졌습니다. 

제임스 씨는 남편 에이드리안 씨에게 “제가 지금부터 질문을 하나 할 건데, 

저한테 대답하지 마시고 신부에게 대답해 주세요. 

자, 그럼 질문할게요”라고 말했습니다.

“에이드리안 씨. 

당신은 이 지구에 사는 수 많은 사람들 중 단 한 사람 로즐린 씨와 남은 평생을 함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왜 그렇게 결심했는지 로즐린 씨에게 말해 주시겠어요?”

에이드리안 씨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내 로즐린 씨의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남편의 귓속말을 들은 로즐린 씨의 눈에서 곧 눈물이 흘러내렸고 남편도 아내를 따라 울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던 제임스 씨도 눈시울이 촉촉해 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James Day Photography (daylight.com.au)




“전 에이드리안 씨가 뭐라고 말했는지 듣지 못했습니다. 

그 대답은 오직 로즐린 씨만을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로즐린 씨의 표정에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감동적인 웨딩촬영을 마치고 부부와 제임스 씨 세 사람은 따뜻한 포옹을 나눴습니다. 이 감동적인 사연은 5월 4일 허프포스트 등 해외 매체에 소개되며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제임스 씨는 “잘 연출된 사진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바로 이게 제가 사진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