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RMATION/: Exhibition

셔터 눌렀다, 꿈이 찍혔다 _ 조세현 그린프레임 사진 전시회 , 서울시청

M K H ARTCULTURE 2013. 10. 8. 21:03

  조선일보 이태훈 기자  입력 : 2013.05.16 03:04

[사진가 조세현, 아이들 200명과 사진전]

쉼터·다문화 학교 학생들… 전문 장비로 기초부터 교육
자폐증세로 거부하던 아이 "저 카메라 하나 사주세요"

 

 

때로는 한 장의 사진이 아이의 삶을 바꿔놓는다. 사진가 조세현(55)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 4월까지 그런 경험을 했다.
'조세현의 그린 프레임'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 기당 20명씩 10기에 걸쳐 지역 아동센터, 그룹홈, 아동쉼터, 다문화 학교 등에 소속된
아이들 200명에게 사진을 가르치면서다.
 
"아이들 200명 얼굴이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나요.
  자기 작품을 늘려 가며 높아진 자존감만큼 조금씩 밝아져 가던 아이들 표정도 느린 화면처럼 하나하나 보이는 것 같아요.
  꼭 그 아이들 모두의 아빠가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됐던 아이들 200여명에게 사진을 가르쳐 

17일부터‘나의 꿈, 사진’전시를 함께 여는 사진가 조세현씨는

“아이들에게 사진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고 했다. 


사진 찍는 아이들(위 사진), 작가와 스튜디오 실습 장면(아래 왼쪽), 

8기 학생 작품‘엄지 두 개’(아래 오른쪽). /㈔조세현의 희망 프레임 제공


 
 
17일 개막하는 '나의 꿈, 사진(My dream, photo)' 사진전엔 조세현씨가 아이들 200명과 함께 찍은 사진 100여점이 걸린다.
패션사진가협회 이건호 회장, '무한도전 사진가'로 유명해진 오중석씨 등 동료 사진가 11명도 '재능 기부'로 아이들과 꿈을 나눴다.
 
 

스스로 아름다움을 찾는 아이들

아이들은 그의 스튜디오에서 전문 장비를 직접 조작하며 사진의 기초부터 꼼꼼히 교육받았다.
고궁, 사찰, 공원 등으로 단체 출사도 나갔다. 처음엔 어색해하다가 나중엔 무턱대고 기계를 조작해 카메라나 렌즈가자주 고장 났다.
조씨는 "아무리 비싼 물건이 깨져도 절대 혼내지 말라"고 했다.
"장비는 몇십만원이면 고치지만 마음에 입은 상처는 돈으로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자폐증세로 카메라 만지기도 거부하던 한 아이는 한 번 셔터를 누르더니 홀린 듯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학교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카메라를 사달라고 하는데 괜찮겠냐. 아이가 처음 바깥세상에 마음을 열었다'고."
아동복지 시설에서 자란 김모(19)양은 작년 고3으로 사진 교육에 참여해
4월 열린 전체 출사 현장 사진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금세 실력이 늘었다.
조세현씨는 "공부도 대학도 관심 없던 아이가 대학 예술학부에 진학했다. 사진의 힘에 나도 놀랐다"고 했다.

조세현씨는 아이들의 직관적 심미안을 믿는다.
"아이들에게 '그냥 한번 찍어 봐라' 하면 친구들의 환한 얼굴, 길가에 핀 꽃을 제일 먼저 찍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예쁘고 순수한 걸 찾아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