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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사자" 열풍 '넘사벽' 사진에 투자하자 _ Pierre & Gilles , Irving Penn _ 피에르와 질 , 어빙 펜

M K H ARTCULTURE 2014. 11. 24. 17:17

누구나 사진을 찍는 세상이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 덕분에 사진을 수없이 찍고 삭제한다. 

일상이 되면 가치를 잊기 마련이다. 

물과 공기가 소중하지만 평소에 그 가치를 따져 묻지 않는 것과 같다


더구나, 요즘엔 전문가를 뛰어넘는 아마추어가 많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보면 참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이 적지 않다. 

개인의 작업 수준이 높아지면 전업 작가가 설 자리는 줄어든다. 내가 작가가 될 수 있는데, 굳이 전업작가의 작품을 사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작품사진 시장은 일반적인 예상과 반대로 돌아간다.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술시장 분석기관인 아트택틱은 지난해 소더비, 크리스티 같은 유명 경매회사에서 거래된 사진은 5천70만 달러(555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가격이 재작년에 비해 36%나 급증했다. 올해 시장 전망도 밝다고 분석했다.








경제 위기에도 왜 작품사진 시장은 성장할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포토'라는 사진전에 갔다. 

올해 18회째인 파리포토는 사진 전시회이면서 직접 살 수 있는 거래시장이기도 하다. 

사진을 사기 위해 전 세계에서 화랑과 개인 수집가들이 몰려 들었다. 전시장 입구엔 개인 관람객들이 입장권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나흘 간 진행된 행사에 6만 명이 방문했으니 큰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위 사진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와 질의 작품이다. 

먼저, 유명 가수인 스트로마에를 사진으로 찍었다. 눈빛이 참 강렬하다. 인물 사진만으로도 훌륭한데, 사진 주변에 형형색색 색을 입혔다. 

사진과 회화를 합성한 것이다. 이 사진은 1억 6천만원에 팔렸다. 


사진을 출품한 화랑측은

"사진이 실제 고유한 모습을 증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진을 둘러싼 여러 가지를 추가로 만들면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매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게 요즘 작품사진 가격이 오르는 첫 번째 이유다. 실제 사진에 여러 예술적 시도를 더해 사진의 예술성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런 표현이 가능한지 모르지만 사진이 주류 예술로 대접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위 사진은 어빙 펜의 '모로코 궁전의 여인'이라는 작품이다.

흑백의 대비가 강렬하고 인물 주변의 깊이가 살아 있다. 

16억 5천 만원으로 출품작 가운데 가장 비싼 작품이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서 가격도 높다. 


하지만, 파리포토에 출품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 가격은 4백 유로(약 55만원)에서 시작한다. 

벨기에에서 온 수집가인 위스페네르 씨는

"2천 유로(278만원)면 좋은 작품을 살 수 있고, 1만 유로(1389만원)면 정말 좋은 사진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큰 돈이지만 다른 현대미술과 비교한다면 분명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게 두 번째 이유다. 

오를 대로 오른 현대 회화에 비하면 아직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화랑이나 개인 수집가 입장에선 가격이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넘쳐나는 사진 덕분에 사진이 친숙한 매체가 됐고 관심도 동시에 높아졌다는 점이다. 

미국 출신 큐레이터는 "디지털 혁명으로 수많은 이미지 홍수에 산다"면서 

"그 가운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골라 수집하는 게 요즘 유행"일라고 분석했다. 


너도나도 사진을 찍지만, 그 중에 특별히 '필'이 꽂히는 작품, 내가 찍을 수 없는 이른바 '넘사벽' 작품에 감동하고 사가는 시대라는 것이다.


서경채 기자seokc@sbs.co.kr